요즘 기록이란 걸 많이 한다. 메모도 열심히 한다. 특히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대출 같은 것들을 표로 작성하거나 보고서 형식으로 글을 쓰면서 지난날을 돌아보고 고민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얻는다.
가장 많이 관심 갖고 기록하는 것은 다름아닌 건강이다. 식사나 간식 시간과 함께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하는 일을 아이폰 단축어를 이용해 손쉽게 하였고, 오늘 하루의 기분을 돌아보며 일기를 쓰고, 병원투어를 하며 진료 및 시술 받은 일들을 기록한다. 이것이 지나치게 되면 기록강박이라는 게 된다고는 하는데, 나는 오히려 만사 귀찮아서 집 정리도 대충 하고 나 자신을 성실하게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생각보다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을 돌보는 일에 소홀했던 것 같다. 주변에서 왜 퇴사한 김에 쉬지 않느냐고, 어째서 쉬는 틈 없이 알바를 하거나 다른 회사를 구해서 끊임없이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내 옹고집 하나는 주변에 꽤나 유명할 텐데, 그럼에도 말을 얹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내가 조금 더 자기돌봄에 의욕을 갖고 건강에 한 발짝 앞서간 만큼, 주변에 더 많은 것들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시간과 체력이 모자란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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