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부터 30대가 되었다. 한국나이 서른, 얼마 전부터 만으로 스물아홉이 되었다.
서른이 되자, 거짓말처럼 주변의 연장자들이 감놔라 배놔라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불안해 하는 지점은 거의 일치했고, 그들이 나에게 해주는 조언은 다 비슷했다.
첫 번째 단골멘트는 “서른이니까 슬슬 자리를 잡아야 한다”였다. 어찌보면 먹고사는 문제라서 무작정 흘려들을 말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말을 주로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꺼낸다. 내가 한 가지 스스로 자부하는 부분은, 오랜 시간을 대학에 가지 않고 고졸취업자로 살아왔다. 운이 좋게도 본가라는 머물자리가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대학에 가지 않아 낼 등록금도 없고, 월급은 꾸준히 받고 사는 만큼 독립을 향한 열망이 컸다. 그렇게 20대 중반이 되자마자 대출을 끼고 전세집을 얻었다.
술과 담배를 즐기지 않는 덕분에 놀기 위해 쓰는 돈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남들은 내가 허구헌날 부산과 서울을 들락거리느라 흥청망청 돈을 쓰는 줄 알겠지만, 이조차도 당일치기 위주인지라 차비 외에 나가는 돈도 없었다. 또래들 만큼 차 욕심도 없어서 내 첫차는 중고나라에서 사온 50만 원짜리 경차였을 만큼.
그런데 이런 말들을 굳이 어떻게 일일히 설명하고 다니나, 구차하게. 게다가 너무 자기자랑 늘어놓는 것 같고.
또 다른 단골멘트는 이제 슬슬 결혼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이거야말로 내가 들으면 한 귀로 잘 흘러나간다. 그냥 길가에 한 번씩 들리는 불법개조 이륜차량들의 시끄러운 엔진소리 정도로 여겨진다. 애시당초 지금 만나는 사람도 비혼주의자이고,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회의 틀에 갇히지 않는 사람들끼리 잘 만나고 있으니까 걱정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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